[HEADSPACE] KINDNESS - DAY1
'어제부터 마음이 좀 까끌까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상대방의 말이 어딘가에 툭 걸리고, 신경이 거슬리고, 그러다 결국 짜증이 치솟기도 했다.
그 중 하나의 에피소드.
양손 가득 재활용쓰레기를 들고 버리러 가는 길에 만난 아파트 주민이 지나가는 통로 한가운데 서있으면서 비켜주지 않는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잠시만요. 비켜주세요.'라는 말을 미리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통로를 막고 서서 먼저 비켜주지 않는 무심함이라니. 사실 그 순간에는 무심함이 아니라 무례함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그를 비해 옆으로 지나가면서 마스크 안의 내 입은 중얼중얼거렸다.
그런데 잠시 후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눈 앞에 다가오는 사람이 보였을 수도 있고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
자신이 길을 막고 있는 걸을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그 사람은 그냥 거기 서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보고 알고 생각하고 있어도 타인에게 방해가 되거나 피해가 되는 상황 자체를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내 안의 무언가가 뾰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Kindness 명상 코스를 시작했다.
명상을 체계적으로(?) 시작하고 배우지 않아서 초기 단계 Headspace나 마보에서 들었던 가이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Happiness에 이어 Kindness를 듣기 시작하니 앤디 푸디컴의 가이드가 더 잘 들어온다.
초반의 가이드를 다 듣고 내용을 음미하면서 명상을 시작하니 더욱 좋았다.
원래의 마음 한조각 'Kindness, Compassion'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시각화 연습을 다시 한 번 집중해서 하고 나니 명상을 마치고 눈을 떴을 때 내가 상상하던 그 해변에서,
'지금, 여기'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생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