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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와 사회비평가 오카다 도시오의 대담을 엮은 책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대담집은 그다지 끌리는 편이 아니라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일상기술연구소' 팟캐스트에서 소개를 받아 흥미를 갖고 읽게 된 책이다. 

그들이 말하는 일본사회의 단면을 엿보면서 한국의 현재가 오버랩되어 공감이 가기도 했다.
일, 세대, 교육, 경제, 결혼 등 일련의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이 신선했고,
그들이 제시하는 나름의 해결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증여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에 대한 생각은 아주 흥미로웠다.    
자신의 성공은 자신만의 덕이 아니라는 점, 그래서 그 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약간 감동적이기도 했다. 
연애는 이데올로기라는 점, 성적 매력보다는 사회성을 판단해 결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에는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으나 일견 맞는 말인 것 같아 여운이 남는다. 


‘보상’은 어떤 노력을 하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주어지는 법이다. 그건 정말 뜻밖의 것일 뿐이지 노력의 양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를 해보면 인간이 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의미없어 보이는 것 안에 의미가 있음을, 허무하게 변해버리는 것 안에 생명의 본질이 있음을 알게 된다.
청소만큼 효과적으로 인간의 숙명이나 세계의 모습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은 없다. 

선생이란 굳이 대답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된다. 
“최종적인 대답을 주지 않는” 것이 선생이 할 일이다. 질문에 대답하면 “아, 그렇군!”하고 의미를 금방 알 수 있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해야 그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시스템을 발견해서 끝없는 성숙의 과정 안에 자신을 풀어놓느냐 이것뿐이다.
교사가 할 일은 배움에 시동을 거는 ‘방아쇠’를 어떻게 당기느냐 하는 것 뿐이다. 

남에게 베풀면 반드시 자기에게 돌아온다. 

게마인샤프트 : 지연이나 혈연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공동체 ex) 혈연, 친족집단, 가족, 촌락, 교회
게젤샤프트 : 특정한 목적을 위해 형성된 공동체 ex) 기능주의적 집단, 근대도시, 국민, 세계

인간이 만드는 집단의 바탕에는 밥을 같이 먹는다든가, 빨래를 걷는다든가, 이불을 갠다든가 하는 생활습관을 들여놓아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립하거나 의견이 달라도 기본적인 관계는 순간적으로 해체되지 않는다.

사회인은 스킬, 네트워크, 인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지고 인생의 반쪽을 찾아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는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 결혼의 의미 중에 절반 이상이 ‘안전 보장’ 아닌가. 상대가 좋아하는 타입이라든가 감수성과 가치관이 잘 맞는다는 것은 부차적인 조건이다. 상호부조와 상호지원이라는 안전보장 체제를 만드는 것이 결혼의 기본이다. 그런식으로 안전망을 형성해두면 행동의 자유가 더 커질 것이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 결혼을 하는 편이 좋다.

연애 감정보다 신뢰와 신의를 바탕으로 결혼을 생각해야 한다. 연애 지상주의는 배부르고 안전한 사회에서만 존립 가능한 이데올로기다. 배도 고프고 안전하지도 않은 사회에서는 상대의 성적인 매력보다 사회성을 중시한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외모나 센스 같은 것보다 시민적인 성숙을 조건으로 꼽는 시대가 곧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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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자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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